“ 단 하나만 빼고...”

관리자
2024-05-16

“ 단 하나만 빼고...”

 

글 / 서석철 단장

 

지난 1월 9~11일까지 목포와 신안 일대에서 “사역자수련회 및 법인직원 연수”가 진행되었다. 우리가 머무를 숙소가 신안(新安)이라고 하자 몇몇 사람들은 “염전(鹽田) 노예(奴隸)가 되는 것 아니냐?”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지만, 그도 그럴 것이 인권(人權)을 유린(蹂躪)당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장애인들이기 때문에 장애인 사역을 하는 밀알 사역자들이 갖는 장애인들에 대한 염려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2박 3일간 머물면서 숙소에 조금 일찍 복귀하는 날에도 그다지 갈 곳이 없는 아주 외딴 곳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일이지만 어쩌면 지금도 우리가 모르는 곳에 그렇게 노동력을 착취(搾取)당하는 장애인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우연히 스쳐 지나가듯 잠깐 보게 된 드라마에서 일본(日本)의 만화(漫畫)의 신(神)이라 불렸던 전설적인 만화가(漫畵家)인 “데즈카 오사무”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만화 교과서를 쓸 정도로 아주 유명한 만화가였던 것 같다. 그가 쓴 책의 내용 중에 아주 마음에 와닿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만화가는 무엇을 그려도 좋다. 사람의 기본 인권을 해치는 거... 단 하나만 빼고” 그냥 그림일 뿐인 만화도

지키려고 애쓰는, 그리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인 인권(人權)을 과연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또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구원을 받으면서부터, 믿음을 소유하면서부터 당연히 가져야 할 기본적 소명(召命)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해도 좋다. 그리스도인의 본분(本分)을 망각(忘却)하는 거... 단 하나만 빼고” 라고

바꿔서 생각해 본다면 우리 자신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믿음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스도인들의 빠질 수 없는 본분 중에는 우리의 믿음도 포함될 것인데, 오스왈드 챔버스는 자신의 책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서 그리스도인의 믿음에 대해 “믿음이란, 지적인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전인격적인 믿음. 즉,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맡겨드리는 것이다.”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믿음이란 우리의 인생 가운데 고난을 만날 때, 고난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기도가 아니라 고난 가운데서도 주님의 뜻과 은혜를 발견할 수 있기를 원하는 기도와 함께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태도를 말한다.

 

공관복음서(共觀福音書)에는 주님을 따라 배에 올라탔던 제자들이 풍랑을 만나자 두려움에 떨며 주무시던 예수님을 향해 “우리가 죽겠나이다”라고 소리치는 장면과 함께 “믿음이 작은 자”라고 호통을 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나온다. 단지 큰 풍랑이 일어났을 뿐이고, 배가 침몰하거나 뒤집어진 것이 아님에도 제자들의 본분인 믿음이 없다 보니 두려움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예수님이 함께 하심을 모를 때 두려움이 찾아온다. 두려움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실체. 우리가 경험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미래에 관한 두려움이 대부분이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그리스도인의 본분(本分)만 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참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냥 그림일 뿐인 만화에서도 인권(人權)을 지키려고 애썼던 “데즈카 오사무”처럼 어쩌면 세상 사람들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소유하여 장애인들의 인권과 질 높은 삶을 위하여 애쓰고 노력하는 밀알 사역자들, 또 그런 그리스도인들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 1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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