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두려워하여...”

관리자
2024-05-16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글 / 서석철 단장

 

출애굽기 1장을 보면 야곱이 자기 가족들을 데리고 애굽의 고센 지역에 정착한 후의 이야기가 나온다.

꽤 오랫동안 어려움 없이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강대해졌지만,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통치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왕은 이스라엘의 번성에 위기감을 느끼고 이스라엘 민족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이스라엘 민족은 곡식을 저장할 국고성(國庫城, Store city) 비돔과 라암셋을 건설하는 일에 강제 동원되어

진흙을 이기고 벽돌을 굽는 일, 농사 등 여러 가지 노동으로 혹사당했고, 번성하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애굽의 왕은 산아제한을 위해 신생아(新生兒) 중 남아(男兒)의 경우에는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모세가 태어난 것이 바로 이 시기였는데, ‘모세’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사건이 출애굽 사건이다.

하지만 모세의 탄생을 다루기 전에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인물이 있는데, 바로 모세의 탄생에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었던 산파(産婆) “십브라와 부아”다. 인구 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히브리인들에게 심한 노역을 부과했지만 결과는 실패였고, 곧이어 탄압의 강도를 더하여 새로 태어나는 히브리 사내아이를 모조리 살해하기에 이르지만 그마저도 하나님을 두려워한 두 산파의 불복종으로 실패하고 만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는 말이 있다. 십브라와 부아는 죽음을 각오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여 이스라엘 민족의 미래에 기여(寄與)를 한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였기에 남자아이를 죽이라는 애굽 왕의 명을 어기고 이들을 살려주었는데, 왕의 명령을 거역했다는 것은 죽음을 각오했다는 말일 수도 있다. 산파들은 애굽의 왕보다 하나님을 더 두려워했다. 이는 단순히 두려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경외(敬畏)하는 것을 말하는데, 바로의 명령 앞에서도 꿋꿋이 옳다고 생각하는 자신들의 일을 해나갔다.

여인들(십브라와 부아)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했기 때문인데,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수많은 유혹과 세속적 욕망의 도전 속에서 사는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 왕의 명령을 거역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했던 히브리 산파의 담대한 신앙의 모습은 출애굽기 저자로 하여금 두 사람의 이름을 언급하게 만든다.

그 말은 하나님께서 두 산파의 이름을 기억한다는 말일 것이다.

출애굽기 1장 8절과 15절에는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 '십브라와 부아'라는 히브리 산파의 이름을 언급하는 대조적인 모습이 나온다. 한 제국의 왕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는데 반하여 종의 신분처럼 보잘것없는 두 여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데, 그들은 히브리 남자아이들 몇 명을 살린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의 미래를 살려낸 것인지도 모른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리처드 코치는 <80/20의 법칙>이란 책에서 우리 사회에서 정작 일하는 사람들은 20%이고, 나머지 80%는 자기 밥벌이만 하지 남을 위하는 일은 못 한다고 이야기한다. 사도행전 3장에 나오는 성전 미문(美門)의 앉은뱅이를 일으키는 일에 베드로와 요한, 두 사람이면 충분했던 것처럼, 이스라엘 민족을 살리는 기초를 만드는 데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십브라와 부아! 두 사람이면 충분했을지도 모른다. 이 두 사람은 성경에 딱 한 번 나오고 끝나지만, 또 물론 모세의 업적 때문에 그들의 존재가 살짝 가려졌을 수도 있지만, 그러나 아무도 두 여인의 생애나 업적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는다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눈에 보이는 현실에 마음을 빼앗겨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부족해져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가능하다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십브라와 부아같이 하나님을 더욱 두려워하는 믿음으로 온 집안이 흥왕케 되는 축복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나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애굽 왕의 명령을 어기고 남자 아기들을 살린지라(출 1:17)

그 산파들은 하나님을 경외하였으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집안을 흥왕하게 하신지라(출 1:21)

0

단장 : 서석철

주소 : 김포시 봉화로 167번길 6-16 (감정동, 리치빌) 501호
전화 : 031.984-3130 / 팩스 : 031.984-3135 / 
이메일 : eimos60@hanmail.net